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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마이데일리 = 장윤호 기자]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(KBSA)가 새해 들어 야구국가대표 감독 공모를 진행하느라 숨이 가쁠 정도이다.

KBSA는 25일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파견할 국가대표 감독 공모를 마감했다. 이번 대회는 당초 3월 말 대만 타이중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잠정 연기된 상태이다.

그러나 KBSA는 ‘언제 대회가 개최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예정대로 선임해 놓으려고 한다. 급하게 개최 일정이 발표되면 제대로 선발 과정을 거칠 수 없기 때문이다’고 설명했다.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감독에 몇 명이, 누가 지원했는지는 비공개이다.

그리고 마감 다음 날인 26일 오는 9월10일 개막하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감독 공개모집이 시작됐다. 2월16일이 원서접수 마감일이다.

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는 큰 차이가 있다. 형식적인 절차는 같지만 아시아야구선수권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경기력 향상 위원회 등이 주도한다. 참가 선수들이 고교 및 대학 등 아마추어 선수들과 프로 2군 및 상무 선수들이 주축이기 때문이다.

그러나 아시안게임은 한국야구위원회(KBO) 기술위원회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협력해 감독 및 코치 2명 선임, 그리고 선수단까지 최고의 전력을 구성 하게 된다. KBO는 기술위원장에 염경엽 전 넥센 히어로즈, SK 와이번스 감독을 선임하고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.

문제는 공개 모집 방식이다. 그동안의 아시안게임, 올림픽에 없었던 ‘세상에 없던 방식’이 처음 적용된다.

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선동열 감독, 그리고 지난 해 도쿄 올림픽 김경문 감독은 모두 추대를 했다. 공개 모집과 평가 추천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. 만약 이번처럼 공개모집을 한다면 지원을 절대로 하지 않을 지도자들이다.

더욱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은 말 그대로 ‘독(毒)이 든 성배’가 됐다. 선동열감독은 병역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까지 나가는 수모를 당한 뒤 ‘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’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했다. 뒤를 이은 김경문감독 역시 도쿄올림픽에서 4위에 그치면서 KBO리그 현역 복귀가 어려워졌다.

따라서 올시즌 후 KBO리그 감독을 목표로 하는 지도자에게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감독 자리는 모험이 된다. 성적을 못 내거나 구설에 오르면 KBO리그 감독이 되기 어렵다.

그렇다고 KBO가 누군가를 지명해 원서를 내게 하는 것도 공개모집이 추구하는 균등한 기회와 공정성의 원칙을 위배하게 된다. 이 사실이 밝혀질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.

최악의 경우 국가대표 감독으로 최적임자가 공모에 나서지 않은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지원자들 가운데 최선의 후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.

24세 이하 프로 선수들이 주축이 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을 잘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공모의 함정에 빠질까 야구계는 걱정이다. 누구나 국가대표 감독으로 추천하는 국민타자 출신 KBO 홍보대사, 이승엽도 대한체육협회의 감독 지원 가이드라인에서 지도자 경력 부족으로 자격 자체가 없다.

모 야구인은 “누가 낼지는 모르지만 야구인들의 자존심도 강하다. 혹시 냈다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겠는가. 최악의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적임자들이 아무도 안 낼 가능성이 있다”고 밝혔다.

[김경문 전 국가대표 감독. 사진=마이데일리 DB]